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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자녀교육서

크라센의 읽기혁명

by 열일허브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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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게된 계기

영어공부를 처음 시작한 나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외국어를 습득하는 길은 학원, 학교를 통한 공부 또는 어학연수를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알고 있었다. 물론 '잠수네 영어교육'관련 도서들을 통해 dvd노출/영어독서/소리내어 영어책읽기 3종세트가 아이에게 모국어 방식으로 외국어를 습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매일 3시간 가까이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시켜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감히 시도를 못하고 있던 터였다.

 학원을 통하지 않고 아이가 괴로워하지 않는 선에서 영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며 영어교육서들을 읽어보던 중 여러 책에서 공통적으로 크라센 박사의 '읽기혁명'을 언급해 주어 궁금증 반 기대감 반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2. 내용소개

책읽기가 학습면에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것은 시중에 출간된 수 없이 많은 도서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책읽기가 어떤 과정을 통해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외국어 습득과 글짓기 실력상승에 도움을 주는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지 좋은 책을 많이 읽다보면 당연히 좋은 글을 쓰는 것과 학습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추상적인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크라센 박사는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읽기'라고 말한다. 자발적인 읽기는 유일한 언어 습득법이며, 자발적으로 즐겁게 책을 읽음으로서 언어를 즐겁게 습득할수 있고 그로 인해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한다. 크라센 박사와 동료들이 수 많은 연구와 조사결과를 통해 밝혀낸 책 읽기의 효과중 와닿았던 일부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32p. 문맥속에서 생소한 단어를 접하면 어휘력이 는다.

 허먼(Hermann)의 연구에서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동물농장Animal Farm>에 나오는 단어를 테스트했다. 한 그룹은 단어를 기계적으로 암기했고, 다른 그룹은 책을 읽기만 했다. 연구대상자들은 어휘 시험을 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일주일 후에 시험을 본 결과 단어를 외운 그룹의 점수가 더 높았다. 하지만 3주후에는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시험을 두 번 보는 동안 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운 그룹은 단어를 잊었지만 독서를 한 그룹은 실질적으로 어휘력이 향상되었다.

일반적으로 영어공부를 할 때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이 '단어암기'라는 점을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리라고 생각한다. 어휘력이 뒷받침 되어야 영어공부가 수훨했기에 학창시절 열심히 단어 외우기에 공들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 나로서는 단어를 암기하지 않아도 책을 읽는 것 만으로 생소한 영어단어를 알게 된다니 신기한 일이었다. 기계적인 단어의 암기가 단기기억 유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볼때는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니 앞으로 외국어를 배울때나 아이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려고 할때 힘들게 단어암기를 시킬 일이 아니라 해당 언어의 재미있는 도서를 읽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127p. 만화책의 힘

 - 만화책에 나오는 글은 언어 측면에서 적합하며, 그림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 연구에 의하면 만화책은 언어 발달과 학교 성적에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 만화책의 독자는 적어도 만화책을 읽지 않는 사람만큼 책을 읽는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만화책 독자는 더 많은 책     을 읽고, 독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한다.

 - 만화책이 독서에 있어 교량 역할을 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났다. 

책을 잘 읽지 않으려는 아이도 거리낌없이 잘 읽는 것이 만화책이다. 시중에는 흥미위주의 만화책도 있고,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학습만화'도 많이 나와 있는데 이를 대하는 부모의 시각은 부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도 아이가 그림책이나 문고책을 읽을 때는 아이에게 뭔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지만, 아이가 손에 만화책을 쥐고 읽는 동안에는 '아이가 또 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것이 사실이다.

도서교육 전문가들 조차도 만화책(학습만화 포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이 현실이다. 어떤 이는 당장 집에있는 모든 학습만화책을 버리라고 극단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다른 이는 만화책이라고 할지라도 아이가 적극적으로 읽으려는 모습만 보인다면 그대로 두는 것이 아이의 독서능력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크라센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후자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이의 '자발적인 읽기'를 이끌어 내는데 만화책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생각되는데, 만화책이 아이에게 도움을 주기까지 한다니 앞으로 아이의 독서교육에 이를 적극 이용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쉬운책에서 조금 어려운 수준으로 건너갈 시기에 만화책이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는 연구 내용은, 현재 아이가 쉽고 얇은 내용의 책만 읽으려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나 같은 엄마에게 희망을 주는 결과였다. 물론 유익한 내용의 학습만화는 찾아내어 아이에게 소개해 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겠으나, 조금이라도 어려운 책은 멀리하려는 아이를 둔 나로서는 아주 희망적인 결과였다.

 

#155p. 쓰기는 문제해결력을 키워준다.

비록 쓰기가 문체를 발달시키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지만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미스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적어도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쓰기를 한다. 첫째, 우리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글을 쓴다. 둘째, 자신의 생각을 좀 더 명백히 하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쓴다 사실은 두 번째가 더 중요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위하는 일이다. 심지어 책을 출판하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엘보우(Elbow)가 지적하듯이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때 모호하고 추상적이던 것이 명백하고 정교해진다. 자신의 생각을 종이에 쓸 때 여러 생각 사이의 관계를 볼수 있고 좀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따. 다시 말해 쓰기는 사람을 좀 더 현명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들어 글쓰기의 중요성을 소개하는 책들이 많이 보인다. 예전에는 주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읽기를 뛰어넘어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다. 이 능력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최종목표인 대학교 논술시험과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도서가 더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이리라 짐작된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단순히 '글쓰기를 잘하면 좋다'고만 생각했지 왜 글쓰기가 좋은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과거 경험을 곰곰히 돌이켜보니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무척 설득력있게 생각됐다. 친구와 다투어 속이 심란할 때나 밖에서 속상한 일을 겪었을 때, 해결법은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일기나 편지를 쓰다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길이 보이는 듯 했던 경험이 많았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때와는 다르게 글로 내 생각을 나타내다 보면 추상적이던 생각이 명백하고 정교해 지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설명은 나의 경험을 비추어도 무척 설득력있어 보였다.

 

3. 소감, 추천대상

 추상적으로 '독서가 좋다'는 생각은 남녀노소를 분문하고 누구나 인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독서가 왜 좋은지, 어떤 상황에서 더 좋은 효과를 내는지, 만화책은 나쁘기만 한 것인지 등 다양한 독서의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해주는 책이었다. 부모가 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을 따라 읽을 수 밖에 없다는 수많은 독서지도가들의 조언에 따라 집에서 열심히 책을 읽어보기도 했지만 아이는 쉽게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지 못했었다. 크라센 박사의 조언에 따르면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는 중요한 전제는 '자율적인 독서'와 '재미있는 책'이다. 가끔 아이들 학교에서 권장도서라는 이름으로 읽어보기를 권하는 도서리스트가 오곤 했는데, 교육부와 학교의 입장에서는 권장할 만한 내용이었으나 아이들이 볼 때는 별로 재미가 없는 도서였기에 아이들이 책읽기를 꺼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한가지 더 주목할 만한 내용은 그동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던 '만화책'에도 순기능이 있다는 것이었다. 흥미위주의 책이든 학습만화든 책을 더 많이 접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쉬운책과 어려운 책 사이의 교량역할도 한다니 앞으로 아이 독서지도에 있어 만화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부모들이 나와 같은 생각(아이가 책읽기에 재미를 붙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을 갖고 있으리가 짐작된다. 또한 영어가 되었듯 그 이외 다른 외국어가 되었든 아이가 제대로된 외국어를 습득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내 아이가(또는 본인이) 자발적인 독서와 외국어 습득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원천을 찾고 싶은 누구에게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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