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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양육서

어쩔 수 없이 허락했는데, 어느새 게임 중독

by 열일허브 2022.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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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읽게 된 계기

아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거의 누구나 혹할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들 둘을 키우며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불안하기는 하지만, 아직 '게임중독'까지는 아닌것 같아 안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중이지만 아이들이 더 성장한 뒤 게임중독에 빠지지 말란 법은 없으니 미리 그 '고난'을 겪은 사람의 경험담을 읽어두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옆에서 게임을 하는 아이가 걱정되기 시작한다면, 또는 아이가 요구하지도 않는데 미리 아이손에 스마트폰을 들려주고 게임을 시켜주기 시작했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2. 작가& 내용소개

 아들 둘과 딸 하나를 키우는 행복한 가정의 아빠인 작가 김평범씨는 국내 IT기업에 재직중으로, 첫째 아들이 초등 5학년때 게임중독에 빠지게 되면서 겪은 3년간의 게임전쟁의 면면을 낱낱이 보여준다.

 책은 게임에 빠진 아이를 보며 불안해 하면서도 '믿어주자', '기다리면 되겠지', '결국엔 돌아올거야'라며 애써 불안한 마음을 달랬던 작가의 안일하고 미숙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며, 어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아들이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움을 주었는지 아빠의 절절한 노력들을 보여준다.

 

77p. 친구들도 다 하는데...

물론 청도년기에는 또래 집단에 소속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그런 시기가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친구들도 다 한다'는 말에 자꾸 흔들렸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잊고, 오로지 게임 레벨로만 상대방을 평가하는 곳, 즉 게임 세상에 아들을 방치해두고 싶은 마음은 절대 생기지 않았다.(중략)

 세상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그걸 배워 나가고 있는데, 게임에 빠진 우리 아이는 서로 욕하고 헐뜯고 멸시하는 것을 더 많이 경험하며 배우고 있다면 부모로서 아이를 보호해야 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어른이니까.

 

 아이를 키우며 주변의 말에 가장 많이 흔들리게 되는 경우가 '친구들은 다 하는데...'라는 말을 들을 때이다. 부모로서 기준을 잡고 그에 맞춰서 올바르게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친구들은 다 하는데'라는 말을 하는 순간 부모의 마음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초등시기를 거쳐 중학교에 올라가게 되면 부모와의 관계 만큼이나 또는 그보다 더 친구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그 시기의 아이들이기 때문에 아이가 하는말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게임중독에 빠져 망가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다큰 어른같은 몸을 가진 청소년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아직은 부모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기에.

 

210p.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아이에게 무제한 게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반대로 게임을 통제한다고 사생활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도 안 된다. 부모의 감정은 통제하고 검증 가능한 도구, 예를 들어 괜찮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아이를 보호할 수 있으면 된다. 물론 아이도 부모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통제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도 필수다. 부모로서 할 건 하고 자녀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양쪽의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부모는 많은 양육전문가들의 가르침에 따라 아이에게 자유를 허용하고, 간섭은 적게 하는 방향을 따른다. 초등 고학년 시기부터는 부모도 조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아이가 어릴때는 이것저것 부모가 지시하는 대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서 행동하는 것을 배울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 결정해서 행동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하는 시기가 된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잘못 이해해서, 아이도 부모도 아이에게 주어진 자유에 '무제한 게임시간'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자유를 빙자한 무제한 게임시간이 주어지는 순간, 아이도 부모도 빠져나오기 힘든 '늪'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3. 소감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도 '하루에 10분씩 매일 하는건 괜찮겠지' 또는 '주말에만 이틀 하게 해주는건 괜찮겠지' 하고 게임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모였다. 그렇게 판단한 데에는 요즘 게임과 과거에 내가 어린시절 했던 게임의 차이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부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기껏해야 오락실에 100원넣고 내 캐릭터의 목숨이 다 할때까지 하면 끝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차원이 다르다.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면 또 다른 관문이 생기고 그것을 통과하면 또 넘어야 할 관문이 생긴다. 무한대로 세워져있는 목표물 앞에서 어리고 판단력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아~ 이제 이번만 통과하면 그만해야지'하고 결심할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마음으로는 '그만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손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클릭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요즘의 게임이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되겠다.

 아직 사춘기에도 반항기에도 게임중독에도 들어서지 않은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지금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감사했다. 하마터면 나도' 게임시간 무한대'와 '자유'를 동일하게 여기고 아이에게 무한대의 게임시간을 줄뻔 했으니 말이다. 내가 키우는 사랑스런 아이가 게임에 빠질것이 걱정되거나, 현재 아이가 게임중독에 빠진듯한 느낌이 드는 부모들에게는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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